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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2

▶ 1부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1

"아니 X발 무슨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한 때 코미디언이자 방송인 유병재는 2015년 SNL에서 이처럼 주옥같은 명대사를 남겼다. 최근의 SNL을 주현영이 하드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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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얘기했듯, JJS 미디어는 당시 '소셜 뮤직 플랫폼'을 서비스하면서 뮤직 페스티벌과 접점이 상당히 가까웠다. 자연스레 여러 공연, 대형 페스티벌을 오가며 오프라인 행사 기획 및 운영 경험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그 경험은 마케터이자 기획자로서 성장에 매우 큰 밑거름이 되어 새로운 이력을 남기게 해 준다.

 


 

JJS 미디어에서 접했던 페이스북 마케팅은 다양한 영역 확장의 시발점이 되었다. 

 

 

소셜 마케터 활동 기간이 끝난 이후엔 또 다른 도메인에서 마케팅 업무를 경험하고 싶었다. 여러 채용 공고를 살펴보던 중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한 회사의 소셜/바이럴 마케터로 일을 하게 되었다.

 

 

본인의 기대와 달리 그곳에선 기계적으로 바이럴 콘텐츠나 지식인 댓글, 단순히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커피 프로모션 등을 주로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이 또한 마케팅 업무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었다. 타겟, 브랜딩, 효과 측정, 체리피커와 같은 개념을 당시 설명할 순 없었지만 이러한 부분에 의구심이 있었다.

 

 

위 업무와 별개로 경쟁사 현황 파악을 부탁받아 다른 업체들의 규모, 상품, 지리적 특징과 그들의 소셜 페이지 운영 현황을 취합했다. 그리고 나만의 기준으로 경쟁사들의 순위를 매겼다.

 

 

특히, 1등을 준 경쟁사의 소셜 페이지 운영 방식이 놀라웠다. 단순히 팔로워를 늘리는 콘텐츠 대신 공간이나 음료에 쏟은 고민의 흔적과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메시지가 많았다. '브랜딩'이라는 것을 처음 인지한 순간일 것이다.

 

 

그렇게 근무하던 업체에 마케팅 방향성을 바꿔보자고 제안했으나 공동대표 두 분의 의사결정이 반반 갈리며, 아쉬움을 느낀 나는 곧장 그 회사를 나왔다.

 

 

하지만 내가 조사한 경쟁사 자료를 이대로 폐기하자니 너무 아까웠고, 나의 고민이 적절했던 것인지 확인받고 싶었다. 그래서 1등 경쟁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메시지를 보냈다.

 

"아직 학생이라 완벽하지 않겠지만 제가 조사한 자료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싶습니다." 

 

 

 

그렇게 경쟁사 스터디 카페의 대표님을 만나서 나의 판단 근거와 논리를 두서없이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대표님은 내게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다.

 

"브로디 씨는 저희와 맞는 분이시네요. 같이 일해보실래요?"

 

 

그렇게 스터디 카페에서 어시스턴트 마케터로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었다.

 

 

주로 소비자와의 접점에서(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어떻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과 시도를 할 수 있었다. 또한, 포지셔닝에 따라 동종의 업체라도 브랜딩 및 마케팅 활동 방식에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업체였음에도 어느 순간 본인이 상당히 나이브해진 것이다.

해당 업체는 커피 원두, 커피 머신, 카페 컨설팅, 스터디 카페 등 폭넓게 사업을 하고 있었다.

 

 

홀로 편하게 일을 하던 환경, 본인 업무에 대한 낮은 프레셔, 너무 좋았던 복지 등은 당시 내게 독이 되었다.

계속된 호의가 권리인줄 알았어요

 

 

그 스터디 카페에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으며 마케터로서 이력과 이야기를 한 줄 더 얻을 수 있었다. 

글을 쓰고 보니 당시 대표님께 다시 한번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다.

 


 

JJS 미디어의 소셜 마케터 활동, 스터디 카페 어시스턴트 마케터 근무 덕분에 1년의 휴학 기간은 금방 지나가고 복학할 때가 다가왔다.

 

 

학교 생활로 단순한 회귀를 예상했지만 예상치 못한 선택지가 등장했다. 한 학년 과후배가 새로 선출된 총학생회의 임원 '대외국장' 자리를 내게 제안한 것이다.

 

 

제안받은 것은 상당히 고마웠지만 총학생회 회장/부회장과 전혀 인연이 없었고, 선거 운동도 참여하지 않았기에 거부할 심산이었다. 학교 생활보다 바깥에서 마케터로서 역량을 키워가고자 했기에.. 

일반적으로 함께 선거운동을 한 학우들 중에서 임원을 선발한다. 굳이 외부에 있던 나를 대외국장 자리에 추천한 것이 나름 파격적이긴 했다. (당시 우리 학교에선 대외국장의 역할이 선봉장이자 높은 권한의 실무책임자였다.)

 

 

근데 문득 오히려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 들었다.

 

총학생회도 공약을 이행하면서 학우들과 꾸준한 소통이 필요했고, 다양한 제휴처를 상대하고, 다양한 기획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학교 예산을 써서 '축제'까지 개최할 수 있었다.

 

 

즉, 마케터/기획자의 역량을 보다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겠다 판단했다.

 

 

그렇게 총학생회 회장/부회장을 만나 출마 배경, 운영 계획, 내게 기대하는 점 등을 이야기 나눴고 높은 진정성을 느껴 일면식도 없던 총학생회에 대외국장으로 합류했다.

 

 

 

그렇게 본인은 정말 학생회실에서 업무에만 집중했다.

 

 

공약 이행을 위한 기획안 작성이나 다양한 거래처와의 제휴를 심사, 조율, 기획, 운영했다. 자연스레 '제휴 마케팅' 영역의 경험과 역량도 키울 수 있었다.

 

 

학우에게 실효성 없거나 부당한 제안(간접적으로 청탁, 뇌물을 제안하는 곳도 있다.)을 하는 거래처를 발라내고,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본인은 "이전 몇 대 총학생회 때 제휴했던 00입니다"라며 소개하는 거래처에 가장 높은 심사 기준과 경계심을 가졌다.

 

 

이러한 기준이 있었기에 학교 생활의 꽃이라고 불리는 '축제'를 기존의 틀을 벗어나 신선하게 기획할 수 있었다.

학교 캠퍼스에 '록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이다.

 


 

걱정 없이 행사 준비만 하기엔 당시 총학생회엔 돌파해야 할 어려움이 있었다.

 

(1) 대학 축제에 대한 비판적 여론 (비싼 연예인 섭외 비용과 음주 사건·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였다.)
(2) 매우 낮고 한정적인 축제 예산 (타 학교 대비 예산이 적어 유명 연예인 섭외도 어려웠다.) 
(3) 동선이 매우 불리한 캠퍼스 지리 (높은 경사로 유명했고 주로 야외무대로 쓰인 곳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했다.)  

 

 

이 3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면서 도전적인 기획을 하고 싶었다. 이때 JJS 미디어의 페스티벌 활동 경험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 관객의 입장에서 무대를 즐겼고, 행사장을 누볐고, 유명하고 실력 있는 라인업을 알게 되었고
  • 부스를 기획/운영하는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인력을 배치했고, 프로세스를 운영해 보았다.

 

 

본인은 우리 학교의 축제도 '록 페스티벌'로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했고 기획안을 만들어 총학생회 회장에게 공유했다.

(당시 탑밴드 프로그램도 방영되어서 인디 밴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시기였다.)

 

 

내게 전권을 주면 어떻게든 잘 만들어 보겠다고 선전포고 하면서 총학생회의 대외국장이 아닌 이 행사의 '총감독'이라는 직함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비비드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마케터/기획자로서 페스티벌의 기획 배경과 준비 과정은 3부에서 얘기하겠다.

 

제가 궁금하면 이 글을 슬-쩍 보세요 ▷ 2023.01.20 - [작가 소개] - 간략히 소개합니다
 

간략히 소개합니다

Q. 뭐 하시는 분이세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라는 회사에서 사업 기획자 포지션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T의 택시 서비스를 맡고 있죠. 2016년도에 입사를 했으니 벌써 6년이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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