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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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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술에 취한 마차 타고 지친 달을 따러 가야지 하나둘 피어 오는 어린 시절 동화 같은 별을 보면서 오늘 밤 술에 취한 마차 타고 지친 달을 따러 가야지 크라잉넛 - 밤이 깊었네 가사 中 대한민국의 록 밴드 크라잉넛이 2001년에 발매한 3집 앨범 '하수연가'에 수록된 곡이다. 한창 MP3가 출시되던 때, 그 당시의 어린 나 또한 이 노래를 참 많이도 듣고 따라 불렀다.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간 노래방에서 어깨동무하며 목청껏 불렀고,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한껏 술에 취한 채 이 노래를 불렀다. 왠지 모르게 정겨우면서 쓸쓸한 감정을 내뿜는 이 곡은 분명 달이 뜨면 더 높은 재생률을 선보였을 것이다. 본인은 지난 주말 이 곡을 오랜만에 다시 듣게 되었다. 5월 예정된 밴드 공연의 선곡 후보 중 국내 인디밴드 곡 하나쯤 있으면 해서 여러 곡을 뒤지고 있었다..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가요 #2 1부 : 2022.12.17 - [오마카세, 글쓰기 그룹] -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 가요 #1 지난 이야기에 이어서, 초기에 경험했던 여러 행사 중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제일 먼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라인업 중 특히 기억에 남은 무대는 '윈디시티 X 이박사'의 스테이지였다. 공연 & 무대 측면에서 화합과 통일(?)을 이루며 관객들이 본인 스스로를 내려놓게 하였고, 각자의 촌스러운 춤을 눈치 볼 필요 없이 즐기게 유도했다. 모래사장으로 꾸며진 스테이지에서 모든 이가 '몽키매직'을 외쳤다.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와 관객 간 교감"의 의미를 이 때 처음 느낀 것 아닌가 싶다. 무심하게 던지는 이박사의 한마디나 춤사위는 관객에게 "나도 저렇게 즐겨도 되는구나"를 성공적으로 유도했다. 만약 그의 공연 ..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가요 #1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 가요~" 20대 시절, 많은 술자리를 다녀본 이에게 익숙한 멜로디일 것이다. 대학 시절 신고식이나 술자리 등에서 장기를 뽐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우들이 노래를 독촉하며 불러주는 구호였다. 사실 그 구호는 '윤형주 - 미운 사람'이란 곡의 멜로디를 따왔다. 윤형주는 1960~1970년대에 송창식, 조영남, 김세환과 같이 활약한 유명 포크 가수이며 윤동주의 6촌 동생이다. 윤형주 - 미운 사람 이처럼 우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노래'라는 재주를 뽐내야 하는 순간들을 겪어왔다. 아마 유치원을 다니며 친구들과 합창하는 것이 시작이지 않았을까 싶다. 본인은 18년부터 사내 밴드 동호회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이 글을 올린 어제 12월 16일, 밴드 동호회 송년회 공연..
내 '사람'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장기하와 얼굴들'의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라는 곡 중 아래의 가사가 있다.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금마가 사람이가) 내 사랑에 초연한 (사람이 사람이가) 사람이 어딨나요 (금마가 사람이가) 다른 이의 연애에 대해서는 간섭을 잘하고, 그럴싸한 조언을 두고,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정작 본인의 연애에 대해선 미숙한 사람에 대한 가사로, 오히려 그 모습이 "사람답다."라고 말하는 곡이다. 사실 위와 같은 행태는 '사랑'만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 해당된다. 물론 상대적으로 탁월한 공감 능력, 배려심, 센스를 갖춘 사람들이 있지만, 어찌 모든 관계에 완벽할 수 있으랴. 적어도 한 번쯤 부모님을 서운하게, 애인이나 친구를 삐치게 하는 등 경험은 있지 않겠는가. 이 글을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