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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본디(Bondee) 사람은 자신을 뽐내고 싶거든

이번 주 인스타그램에서 유난히 지인들의 스토리에 아래와 같은 이미지가 많이 올라왔다. 나름 힙한 디자인과 지인들을 쏙 빼닮은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본인의 아바타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 또는, 한 때 화제 되었던 동물의 숲 같은 게임 캐릭터가 떠올랐다. 어쨌든 바빴던 한 주간의 현업을 금요일에 마친 이후 직접 서비스를 가입 및 이용해 보았다.

 

 

우선 본디(Bondee) 서비스는 앱 스토어에서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로 소개되는데, 쉽게 소셜 메타버스 서비스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본 글에선 본디(Bondee) 서비스를 짧게 이용해 본 개인적인 소회를 적고자 한다.

 

 

본디(Bondee) 서비스의 핵심 요인은 아래와 같다.

1. 현재 추가 가능한 친구 수는 최대 50명이다.
2. 본인의 아바타와 스페이스(=집)를 취향껏 꾸밀 수 있다.
3. 본인의 감정 상태, 일상, 상황을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다.
4. 내 친구들의 아바타와 집을 '아파트'의 모습처럼  뽐낼 수 있다.   
5. 메신저와 포스팅 기능뿐 아니라 친구에게 메모(=방명록)를 남길 수 있다.

 

 

누군가는 우리의 기억 속에 봉인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떠올릴 것이다. 50명의 친구 수 제한을 제외하면 거의 싸이월드에서 유사하게 구현된 기능이다.

 

ㄱi억,,ㄴrㄴi..?

 

 

갑작스레 많은 이들이 본디(Bondee)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1. 본디 사람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싶어 한다.

 

수단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사람으로서 자신을 표현하고 알리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만, 표현 방식이 직설적이게 "나 엄청 똑똑해요, 나 엄청 돈이 많아요. 나 엄청 잘 놀아요. 나 엄청 외로워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상의 한 장면을 게시하여 은근슬쩍 연출하기도 하고, 본인의 정보나 고민을 게시하며 사회적 지위나 포지션을 뽐내기도 한다.

이전엔 개개인을 하나로 묶는 공통된 집단군의 '사회적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 시 되었다.
예로, 특정 연령이 되면 "회사는 다니고? 결혼은 했고? 아이는 낳았고?" 등 질문은 우릴 꿰뚫었다.

시대 흐름 상 개개인의 브랜딩(아이덴티티 표현)은 더욱 자연스럽고 필요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나를 좀 더 귀엽고 힙-하게 표현할 수 있고 그 과정에 게임성, 재미요소가 있다면 더욱 즐겁지 않겠는가.

 

 

본디라는 메타버스의 내 아바타는 "나를 좀 알아줘, 봐줘" 구구절절 써내리지 않고 본인을 말랑말랑하게 표현해 준다.

 

 

구구절절의 역효과 사례

 

 

 

2. 본디 사람은 네트워크와 소속감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아무리 개인주의 최고를 외친다 한들, 사회의 구성원 중 한 명으로서 주어지는 소속감은 상당히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맨 처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시작해서 우린 학교, 친구, 회사, 게임 클랜, 동호회, 낯선 이들과의 모임 등 다양한 울타리를 들락거린다. 이 울타리는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곳도 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노력으로 형성된 곳도 있다.

 

 

당연하게도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이끌어주는 그룹을 선호할 것이고, 그 그룹을 외부에 표현하고 싶을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선 특정 그룹은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떠나 본인에게 사회적 지위나 힘을 빌려주기도 한다.

 

 

본디(Bondee)는 본인이 가진 네트워크를 단순히 친구 수, 방문자 수, 방명록 수 등 일차원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본인이 꾸민 스페이스에 많은 메모가 휘날리고, 닮은 아바타끼리 상호 작용하며 대화를 나누는 등 기존 SNS와 차별화 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룹이 본디(Bondee)를 주도적으로 이용함으로서 '트렌디'를 선도한다는 가치까지 체감할 수 있다.

 

 

 

이것이 본디(Bondee)에서 얘기하는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의 본질적인 즐거움이지 않을까?

 

("나는 그냥 친구 말고 찐친이다! 친구들과 이렇게 저렇게 즐긴다!")

 

 

(물론 욕한다고 친한 친구인 것은 아니다)

 

 

 

3. 얼마나 지속되고 성장할까?

 

처음 본디(Bondee) 서비스를 시작했을 땐 특유의 귀여움 및 아바타와 스테이지를 꾸미는 즐거움이 상당히 컸다.

 

 

근데 불현듯 21년도 잠시 반짝였던 '클럽하우스' 서비스가 생각났다. (= ‘쌍방향 음성 기반’ 소셜 플랫폼)

 

 

본인도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보았지만 헤비 유저가 되기엔 허들이 존재했다. 이미 대화를 하고 있는 그룹 내에서 '찐친은 커녕 친구도 되기 어렵다'라고 해야 할까? 정확히는 그 과정의 물리적/심리적 어려움이 큰 것보다 그 네트워크에 파고들어야 할 명분을 얻지 못했다.

 

 

메타버스 측면에선 할 수 있는 것은 워낙 많기에 차치하고,

 

본디(Bondee)가 '50명 한도의 찐친 아지트'라는 특성을 가진 이상 아래의 한계 돌파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1) 너무 많은 정보가 피로감과 현타(?)를 동반

(2) 네트워크에 참여하지 못한 자의 이탈 & 유입의 허들

(3) 50명 내에서 친구 목록을 솎아내는 과정에서의 피로함과 갈등

(4) 결정적으로 본인이 속한 그룹에 대한 외부의 관심도가 사라져 가는 것

 

 

역으로 위의 한계를 유료 상품으로 헷징 해주며 매출을 얻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헤비 유저의 영향력을 극대화해서 하위 소비자들의 컨트롤 타워가 되게 하고, 하위 소비자들은 소속감을 얻도록.

예: 유명 A 인플루언서의 Fan 전용 아파트 생성, 친구 수 +50명 상품, 특별한 아바타 간 상호 작용 등

 

 

본디 유행에 민감한 우리들에게 본디(Bondee) 서비스가 얼마나 지속되고 성장할지 지켜보자.

 

 

번외로 사람은 다양한 면을 가진 다면체처럼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다.
우린 다른 이들과의 상호 관계에서 본능적으로 다면체를 이리저리 굴릴 줄 안다.

때문에, '친구'라는 동일 관계에서도 어느 친구(그룹)냐에 따라 본인의 포지셔닝과 보이는 성격이 다르기도 하다.

당신의 아바타는 당신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있는가?

각자 다른 아이덴티티를 뽐내고 있는 본인과 지인들의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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